자동화 워크플로우 만드는 게 일이 되어버렸다
Shortcuts, Zapier, IFTTT… 완벽한 워크플로우를 만들면 업무가 자동화될 줄 알았다. 트리거 설정하고, 액션 연결하고, 조건 분기 추가하고… 3시간씩 워크플로우 만들었다. 그런데 정작 하려던 일은? 10분이면 끝날 일이었다. 자동화하는 데 3시간 쓰고, 실제로는 한 번만 사용했다.
Shortcuts, Zapier, IFTTT… 완벽한 워크플로우를 만들면 업무가 자동화될 줄 알았다. 트리거 설정하고, 액션 연결하고, 조건 분기 추가하고… 3시간씩 워크플로우 만들었다. 그런데 정작 하려던 일은? 10분이면 끝날 일이었다. 자동화하는 데 3시간 쓰고, 실제로는 한 번만 사용했다.
습관을 만들고 싶었다. 유튜브에서 ‘습관 트래커’를 발견했다. 앱을 깔고 습관 10개를 등록했다. 매일 체크했다. 500일 연속 기록했다. 완벽한 그리드가 만들어졌다. 그런데 이상했다. 체크박스는 채워졌는데, 실제 습관은 만들어지지 않았다. 체크하는 것 자체가 습관이 되어버렸다.
할 일이 너무 많았다.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싶었다. Todoist를 설치했다. 좋긴 한데 뭔가 부족했다. Things를 써봤다. TickTick도 써봤다. 2년 동안 12개 앱을 옮겨 다녔다. 그런데 이상했다. 앱은 점점 완벽해졌는데, 완료한 일은 점점 줄었다. 완벽한 할 일 관리 앱을 찾느라, 정작 할 일은 하지 못했다.
배운 걸 제대로 정리하고 싶었다. 유튜브에서 ‘제2의 뇌’, ‘PKM’, ‘제텔카스텐’을 발견했다. 완벽한 지식 관리 시스템을 만들기 시작했다. 노트 구조를 설계하고, 태그 체계를 만들고, 연결 규칙을 정했다. 그런데 이상했다. 시스템 구축에 3개월을 썼지만, 정작 새로 배운 건 없었다. 지식을 ‘관리’하느라 지식을 ‘습득’하지 못했다.
성공한 사람들은 모두 모닝 루틴이 있었다. 나도 완벽한 루틴을 만들기로 했다. 명상, 운동, 독서, 일기… 아침 2시간짜리 루틴을 설계했다. 그런데 이상했다. 루틴을 지키려고 스트레스만 받았다. 하나라도 빠지면 하루가 망한 것 같았다. 완벽한 아침을 만들려다가 아침이 고통이 됐다.
스마트폰을 너무 많이 쓰는 것 같았다. 스크린 타임 앱으로 사용 시간을 추적하기 시작했다. 매일 확인하고, 분석하고, 목표를 세웠다. 그런데 이상했다. 사용 시간을 확인하는 게 습관이 됐고, 오히려 더 자주 폰을 켰다. 스크린 타임을 줄이려고 스크린 타임만 늘었다. 측정이 집착이 됐다.
더 생산적이고 싶었다. GTD, Zettelkasten, PARA, Second Brain… 유명한 생산성 시스템을 모두 시도했다. 책을 읽고, 강의를 듣고, 템플릿을 만들고… 완벽한 시스템을 찾으려 했다. 그런데 이상했다. 시스템 구축에 3년을 썼는데, 정작 성과는 없었다. 완벽한 시스템을 찾는 게 목표가 됐다. 시스템이 일이 됐다.
복잡한 게 문제였다. 앱도 많고, 파일도 많고, 알림도 많았다. ‘디지털 미니멀리즘’을 시작했다. 불필요한 것을 삭제하고, 정리하고, 단순화했다. 그런데 이상했다. 미니멀리즘을 추구하는 데 하루 3시간을 썼다. 단순하게 만들려고 오히려 더 복잡해졌다. 미니멀리즘이 새로운 복잡함이 됐다.
중요한 걸 잊지 않고 싶었다. 모든 걸 리마인더로 설정했다. 회의, 약속, 운동, 물 마시기, 책 읽기… 하루에 30개씩 알림이 왔다. 그런데 이상했다. 알림이 너무 많아서 전부 무시하게 됐다. 리마인더 300개를 설정했지만, 정작 중요한 건 놓쳤다. 알림이 많을수록 덜 확인했다.
배우고 싶은 게 너무 많았다. Python, 디자인, 마케팅, 글쓰기… Udemy, Coursera, 클래스101에서 강의를 샀다. 할인할 때마다 구매했다. 총 148개. 플레이리스트에 담고, 학습 계획 세우고… 그런데 실제로 완강한 건 3개뿐이었다. 강의 구매가 학습의 착각을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