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업 도구가 팀워크를 만들어줄 거야


“슬랙으로 소통하고, 노션으로 문서화하고, 트렐로로 진행 상황 공유하면 완벽한 협업이겠지!”
팀워크가 안 좋은 건 도구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생산성 도구에 200만원을 썼던 때와 똑같은 마음이었다.
도구만 바꾸면 협업이 잘 될 줄 알았다.
협업 도구 쇼핑

계기:
“왜 우리 팀은 소통이 안 될까?”
“이메일은 느리고, 회의는 비효율적이고…”
검색: “최고의 협업 도구” “팀 생산성 향상”
발견한 것들:
1. 슬랙
– 실시간 소통
– 채널별 정리
– “이메일 지옥 탈출!”
2. 노션
– 팀 위키
– 프로젝트 문서화
– “한 곳에서 모든 정보를!”
노션 대시보드 꾸미기에 빠졌던 경험이 있었지만, 이번엔 팀용이니까 다를 거라 생각했다.
3. 트렐로
– 칸반 보드
– 진행 상황 시각화
– “누가 뭘 하는지 한눈에!”
프로젝트 관리 앱에서 카드만 옮기던 기억이 났지만, 이번엔 다를 거라고 생각했다.
4. 아사나
– 작업 할당
– 마감일 관리
– “모든 업무를 체계적으로!”
5. 먼데이닷컴
– 프로젝트 관리
– 대시보드
– “팀 전체 현황 파악!”
“다 필요해 보이는데?”
전부 도입하기로 결정.
도구별 역할 분담
슬랙: 실시간 대화
노션: 문서 저장
트렐로: 개인 할 일
아사나: 팀 프로젝트
먼데이닷컴: 전체 진행 현황
“완벽한 시스템이야!”
첫 주: 세팅의 지옥


슬랙 설정:
– 채널 만들기
– 규칙 정하기
– 연동 설정
– 알림 커스텀
노션 설정:
– 팀 워크스페이스
– 템플릿 선택
– 페이지 구조
– 권한 설정
트렐로 설정:
– 보드 만들기
– 라벨 정리
– 자동화 규칙
– 파워업 추가
아사나 설정:
– 프로젝트 생성
– 섹션 나누기
– 커스텀 필드
– 규칙 설정
먼데이닷컴 설정:
– 워크스페이스 구성
– 보드 템플릿
– 자동화 설정
– 대시보드 만들기
세팅에 걸린 시간: 20시간
실제 업무: 0
완벽한 작업 환경 세팅에 3개월을 쓴 경험이 떠올랐다. 또 같은 실수를 하고 있었다.
둘째 주: 정보 분산
“이 정보 어디 있었지?”
회의 내용: 노션? 슬랙?
작업 진행 상황: 트렐로? 아사나?
프로젝트 현황: 아사나? 먼데이닷컴?
팀원 A: “그거 노션에 있잖아요.”
팀원 B: “아니, 슬랙에 공유했는데요.”
나: “트렐로에도 있는데…”
정보가 5군데에 흩어짐.
찾는 시간: 매일 30분
셋째 주: 중복 입력
하나의 작업을 완료하면:
- 슬랙에 완료 메시지
- 노션에 결과 문서화
- 트렐로 카드 이동
- 아사나 태스크 완료 체크
- 먼데이닷컴 상태 업데이트
5분짜리 일에 10분 추가.
“업데이트하느라 일할 시간이 없어…”
넷째 주: 알림 폭탄
아침에 일어나면:
- 슬랙: 47개 알림
- 노션: 12개 업데이트
- 트렐로: 8개 알림
- 아사나: 15개 알림
- 먼데이닷컴: 9개 알림
총 91개.
알림 확인에: 45분
중요한 것: 3개
“알림에 묻혀서 진짜 중요한 걸 놓치고 있어…”
알림 설정을 완벽하게 만들다가 알림에 파묻힌 경험과 똑같은 상황이었다.
한 달 후: 결과
도구 사용 현황:
- 슬랙: 활발 (하지만 잡담 위주)
- 노션: 가끔 (문서 찾기 어려움)
- 트렐로: 거의 안 씀 (귀찮아서)
- 아사나: 반쯤 포기 (업데이트 안 함)
- 먼데이닷컴: 방치 (로그인도 안 함)
협업 품질:
바뀐 게 없다. 아니, 더 복잡해졌다.
소요 시간:
- 도구 관리: 하루 2시간
- 실제 협업: 변화 없음
문제를 분석했다
왜 협업 도구가 협업을 방해했을까?
1. 도구가 많으면 정보가 분산된다
정보 한 곳 ≠ 도구 5개
어디에 뭐가 있는지 모르게 됨.
2. 업데이트가 일이 된다
“일 끝나면 5군데에 기록해야 해.”
업데이트 자체가 업무가 됨. 자동화 워크플로우 만드는 게 일이 된 함정과 같은 문제다.
3. 알림이 집중을 방해한다
91개 알림 = 91번 방해
4. 도구 ≠ 협업
슬랙 있다고 소통 잘 되는 거 아니다.
트렐로 있다고 진행 상황 공유되는 거 아니다.
도구는 도구일 뿐.
5. 결국 사람 문제
협업 안 되는 진짜 이유:
– 소통 의지 없음
– 책임감 부족
– 신뢰 없음
도구로 해결 안 됨.
새로운 접근
규칙:
1. 도구 1-2개로 통합
5개 → 2개
슬랙 + 노션. 끝.
2. 정보는 한 곳에만
“이건 노션에.”
“저건 슬랙에.”
중복 없음.
3. 업데이트 최소화
완료 표시는 한 번만.
5군데에 할 필요 없음.
4. 알림 대폭 줄이기
멘션만 알림.
나머지는 하루에 한 번 확인.
5. 도구보다 사람
도구 세팅 전에 물어보기:
“우리 왜 소통 안 되는 거지?”
현재 상태
사용 중인 도구:
– 슬랙: 실시간 소통 + 간단한 공유
– 노션: 문서 + 프로젝트 관리
끝.
버린 도구:
– 트렐로, 아사나, 먼데이닷컴
결과:
– 정보 찾기 쉬워짐
– 업데이트 부담 감소
– 알림 90% 감소
– 실제 협업 시간 증가
깨달은 것
1. 도구 많다고 협업 잘 되는 거 아니다
오히려 방해됨.
적을수록 좋음.
2. 정보는 한 곳에
5군데 = 혼란
1군데 = 명확
3. 업데이트도 비용
기록하는 것도 일.
최소화해야 함.
4. 협업은 도구가 아니라 문화
슬랙 있어도 안 읽으면 의미 없음.
노션 있어도 안 쓰면 의미 없음.
사람이 먼저, 도구는 나중.
5. 적은 게 많은 것
5개보다 2개가 낫다.
단순함이 효율.
리마인더 50개를 설정하고도 다 무시했던 경험에서도 배운 것이다. 많다고 좋은 게 아니다.
결론: 협업 도구의 역설
협업 도구 함정:
문제:
– 도구 많으면 정보 분산
– 업데이트가 일이 됨
– 알림이 집중 방해
– 도구 관리가 업무가 됨
– 정작 협업은 안 됨
해결:
– 도구 1-2개로 축소
– 정보는 한 곳에만
– 업데이트 최소화
– 알림 대폭 줄이기
– 도구보다 문화에 집중
“협업 도구가 협업을 만든다”는 착각이다.
도구는 이미 잘 되는 협업을 더 효율적으로 만들어줄 뿐.
안 되는 협업에 도구 5개 넣어봤자, 5배로 복잡해질 뿐이다.
먼저 사람과 대화하자. 도구는 그 다음이다.
P.S. 지금은 슬랙과 노션만 쓴다. 근데 솔직히, 가끔은 직접 만나서 5분 얘기하는 게 가장 빠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