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를 100개 세웠는데 달성한 건 0개였다

목표만 명확하면 성공할 수 있겠지

“목표가 없으면 표류한다.”
“SMART 목표를 세워라.”
“연초 목표가 1년을 결정한다.”

모든 자기계발서가 말한다. 성공의 시작은 명확한 목표라고.

그래, 올해는 제대로 목표를 세워보자.

완벽한 목표 설정 시스템을 만들었다

12월 31일, 밤 11시

“새해 되기 전에 목표부터 세우자!”

1단계: 목표 설정 프레임워크 연구

SMART 기준:
Specific (구체적)
Measurable (측정 가능)
Achievable (달성 가능)
Relevant (관련성)
Time-bound (기한)

OKR 방식:
– Objective (목표)
– Key Results (핵심 결과)

분야별 균형:
– 커리어
– 건강
– 재테크
– 인간관계
– 자기계발
– 취미

“완벽한 프레임워크야!”

2단계: Notion 목표 데이터베이스 구축

구조:
– 📋 목표 목록
– 🎯 분야별 분류
– 📊 진행률 트래킹
– 📅 마일스톤
– ✅ 세부 액션 아이템

속성:
– 목표명
– 분야 (커리어/건강/재테크 등)
– 우선순위 (상/중/하)
– 기한
– 진행률 (%)
– 상태 (진행중/완료/보류)

Notion 템플릿 설정 시간: 3시간

또 Notion 템플릿에 시간을 썼다.

3단계: 목표 작성

1월 1일, 새벽 2시

“드디어 목표를 쓰자!”

커리어 목표 (20개):

  1. 시니어 개발자 승진
  2. 연봉 20% 인상
  3. 사이드 프로젝트 3개 런칭
  4. 기술 블로그 주 1회 포스팅 (연 52개)
  5. 컨퍼런스 발표 2회
  6. 새 언어 2개 마스터 (Rust, Go)
  7. 알고리즘 문제 일 1개 (연 365개)
  8. 오픈소스 기여 월 5회 (연 60회)
  9. 기술서 12권 읽기 (월 1권)
  10. 온라인 강의 5개 완강

건강 목표 (20개):

  1. 체중 10kg 감량
  2. 체지방률 15% 달성
  3. 헬스 주 5회 (연 260회)
  4. 마라톤 풀코스 완주
  5. 물 하루 2L (연 730L)
  6. 채소 매끼 섭취
  7. 술 월 2회로 제한 (연 24회)
  8. 5시 기상 루틴 정착
  9. 명상 일 20분 (연 122시간)
  10. 요가 주 3회

재테크 목표 (20개):

  1. 비상금 1000만원 모으기
  2. 투자금 3000만원 모으기
  3. 주식 수익률 20%
  4. 월 저축 100만원
  5. 재테크 책 12권
  6. 부동산 공부
  7. 재테크 유튜브 구독 10개
  8. 경제 뉴스 매일 읽기

자기계발 목표 (20개):

  1. 독서 52권 (주 1권)
  2. 생산성 책 24권
  3. 영어 공부 일 1시간
  4. 토익 900점
  5. 온라인 강의 20개
  6. 생산성 유튜브 구독 채널 50개
  7. 저널링 매일
  8. 독서 노트 정리

인간관계 목표 (10개):

  1. 친구 만나기 월 4회
  2. 가족 식사 월 2회
  3. 네트워킹 모임 월 1회

취미 목표 (10개):

  1. 기타 배우기
  2. 사진 찍기
  3. 여행 4회

총 100개 목표.

새벽 4시:

“완벽한 목표 리스트다!”

4단계: 세부 계획

각 목표마다:
– 월별 마일스톤
– 주간 액션 아이템
– 일일 체크리스트

예시 – 목표: 연봉 20% 인상

Q1:
– 1월: 성과 정리 문서 작성
– 2월: 상사와 1on1 미팅
– 3월: 연봉 협상 준비

Q2:
– 4월: 프로젝트 리드
– 5월: 성과 가시화

100개 목표 × 세부 계획 = 약 300개 액션 아이템

목표 설정 완료 시간: 1월 1일 새벽 6시

“이제 실행만 하면 돼!”

1월: 의욕 충만

1월 1일:

“100개 목표 달성 시작!”

오늘 할 일:
– ✅ 알고리즘 문제 1개
– ✅ 헬스장
– ✅ 기술서 30페이지
– ✅ 영어 공부 1시간
– ✅ 저널링
– ✅ 블로그 포스팅
– ✅ 물 2L

7개 완료!

“역시 목표가 명확하니까 되네!”

1월 2일:

비슷하게 진행.

1월 7일:

완료율:
– 알고리즘: 7/365 (2%)
– 헬스: 5/260 (2%)
– 독서: 1권 시작
– 블로그: 1/52 (2%)

“잘하고 있어!”

1월 31일:

월말 결산:

Notion 열어서 진행률 체크.

달성 현황:
– 알고리즘: 15/365 (4%)
– 헬스: 12/260 (5%)
– 독서: 2/52 (4%)
– 블로그: 2/52 (4%)
– 영어: 10/365 (3%)
– 기타 95개: 0%

100개 중 활동한 목표: 5개

“괜찮아, 이제 시작이야…”

3월: 균열

3월 1일:

분기 리뷰.

Q1 목표 vs 실제:

목표 계획 실제 달성률
알고리즘 90개 23개 26%
헬스 65회 18회 28%
독서 13권 3권 23%
블로그 13개 4개 31%
영어 90시간 15시간 17%
사이드 프로젝트 1개 런칭 0개 0%
기타 94개 거의 0% 0%

평균 달성률: 약 15%

“왜 이렇게 안 되지?”

문제 분석:

“목표가 너무 많은가?”

“우선순위를 정해야겠어.”

3월 15일:

목표 재조정:

100개 → 50개로 줄임

“이제 괜찮을 거야!”

6월: 포기

6월 1일:

반기 리뷰.

상반기 결과:

목표 100개:
– 완료: 0개
– 50% 이상: 2개 (독서, 블로그)
– 10-50%: 5개
– 10% 미만: 93개

6개월 동안 목표 0개 달성.

“뭐가 문제지?”

6월 15일:

Notion 목표 페이지 열기.

100개 목표 리스트 보기.

느낌:
– 압도됨
– 죄책감
– “나는 왜 이것도 못 하지?”

페이지 닫기.

6월 30일:

목표 보는 것도 회피.

습관 트래커 보기 싫었던 것처럼, 목표 리스트가 스트레스 원천이 됐다.

문제를 분석했다

왜 100개 목표가 0개 달성이 됐을까?

1. 물리적으로 불가능

하루에 해야 할 것 계산:

  • 알고리즘: 1개 (30분)
  • 헬스: 1회 (1.5시간)
  • 독서: 주 1권 = 일 50페이지 (1시간)
  • 블로그: 주 1개 = 일 2시간 (평균)
  • 영어: 1시간
  • 기술서: 월 1권 = 일 30페이지 (1시간)
  • 명상: 20분
  • 저널링: 15분
  • 온라인 강의: 30분

총 필요 시간: 약 8시간/일

실제 자유 시간: 3시간/일

8시간을 3시간에? 불가능.

2. 우선순위 없음

100개 목표 = 100개가 다 중요

현실:
– 100개가 다 중요 = 아무것도 안 중요
– 선택 못 함 → 아무것도 못 함

3. 목표 세우기가 목표가 됨

시간 소비:
– 목표 설정: 6시간
– 세부 계획: 4시간
– 월별 리뷰: 2시간
– 분기별 리뷰: 3시간
– 재조정: 2시간

총 17시간을 목표 관리에 씀.

실제 실행: 100시간 정도?

목표 관리 시간 > 실제 실행 시간 아님?

타임 블록 세우는 데만 시간 쓴 것처럼, 시스템에만 시간 쓰고 실행은 안 했다.

4. 동기 분산

100개 목표 = 100가지 신경 쓸 것

매일 아침:
– “알고리즘 해야 하는데…”
– “헬스장 가야 하는데…”
– “독서 해야 하는데…”
– “영어 공부…”
– “블로그…”

100가지 생각 → 선택 마비 → 아무것도 안 함

5. 외적 동기

목표를 세운 이유:

진짜 이유 (내적):
– 건강해지고 싶다
– 성장하고 싶다

가짜 이유 (외적):
– “남들도 다 하니까…”
– “해야 할 것 같아서…”
– “목표 리스트 멋있어 보여서…”
– “자기계발서에서 그러래서…”

외적 동기로 세운 목표는 지속 안 됨.

6. 완벽주의

생각:
“100개 다 달성해야 성공한 한 해야!”

현실:
– 100개 중 5개만 해도 대단한 것
– 완벽 추구 → 실패 느낌 → 포기

목표를 모두 삭제했다

7월 1일:

“리셋하자.”

Notion 목표 페이지:

100개 목표 전부 삭제.

새로운 규칙:

목표 1개만 정하기.

“1개?”

새로운 실험: 목표 1개

7월 목표:

“건강해지기”

끝.

세부 계획:
– 없음

SMART 기준:
– 신경 안 씀

마일스톤:
– 없음

그냥 건강해지기.

방법:
– 하고 싶으면 헬스장 감
– 기분 좋으면 산책
– 야채 먹고 싶으면 먹음
– 일찍 자고 싶으면 잠

기준 없이, 그냥 건강 쪽으로.

7월 31일:

결과:
– 헬스: 18회 (계획 없이)
– 산책: 20회
– 일찍 잠: 15일
– 체중: -3kg

숫자 목표 아니었는데 숫자 나옴.

더 중요한 것:
– 스트레스 없음
– 죄책감 없음
– 건강한 느낌

목표 1개 > 목표 100개

깨달은 것

목표 설정의 함정:

1. 많은 목표 = 실패

100개 → 0개 달성
1개 → 1개 달성

적은 게 많은 것.

2. SMART보다 WHY

SMART 목표:
“6개월 안에 체중 10kg 감량”

WHY 목표:
“왜 건강해지고 싶은가?”
→ 진짜 이유 찾기

외적 기준보다 내적 동기.

3. 측정 가능 ≠ 좋은 목표

측정 가능한 목표:
– 독서 52권
– 헬스 260회
– 블로그 52개

문제:
– 숫자 채우기가 목표
– 질은 무시
– 의미 없음

측정 못 하는 목표가 더 중요할 수 있음:
– 더 나은 사람 되기
– 건강해지기
– 성장하기

4. 목표 < 시스템

목표 중심:
“연봉 20% 인상” → 달성 or 실패

시스템 중심:
“매일 성장하기” → 지속 가능

목표는 방향, 시스템이 답.

5. 유연성

100개 목표:
– 유연성 0
– 계획대로 안 되면 실패

1개 목표:
– 유연하게 대응
– 여러 방법으로 접근

6. 목표 없이도 됨

가장 충격적인 깨달음:

목표 없어도 성장한다.

그냥 매일 하면 됨.
숫자 세지 않아도 됨.

지금 나의 목표

2025년 목표:

“의미 있는 일 하기”

끝.

세부 계획:
– 없음

SMART:
– 신경 안 씀

측정:
– 안 함

Notion 목표 데이터베이스:
– 삭제함

방법:

매일 아침:
“오늘 뭐 하면 의미 있을까?”

그거 하기.

끝.

결과:

이전 (100개 목표):
– 목표: 100개
– 달성: 0개
– Notion 관리 시간: 월 3시간
– 스트레스: 높음
– 성장: 느림

현재 (목표 없음):
– 목표: 방향 1개
– 달성: 측정 안 함
– 관리 시간: 0분
– 스트레스: 없음
– 성장: 빠름

덜 계획하고, 더 실행하니까 더 많이 이룸.

결론: 많은 목표보다 하나의 방향

목표 설정의 역설:

문제:
– 100개 목표
– SMART 기준 강박
– 측정 집착
– 완벽주의
– 외적 동기

해결:
– 방향 1개
– WHY 중심
– 측정 안 함
– 유연성
– 내적 동기

100개 목표 세우고 0개 달성하는 것보다,
방향 1개 정하고 매일 그쪽으로 걷는 게 100배 낫다.

가장 좋은 목표는 없는 것이다.

목표 관리에 시간 쓰지 말고, 그냥 하면 된다.


P.S. 3년째 목표 없이 산다. Notion 목표 페이지도 없다. 그냥 매일 의미 있는 것 한다. 근데 100개 목표 세웠을 때보다 훨씬 많이 이룬다. 아이러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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